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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수용이란?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첫걸음

by 툭히(전 직업상담사) 2025. 6. 30.

자기수용이란?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첫걸음

“나답게 살아가고 싶은데, 왜 이렇게 쉽지 않을까요?” 자기수용은 완벽함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요즘 들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나는 내 모습을 얼마나 인정하고 있을까?’ 예전엔 뭐든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에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냥 “뭐, 이 정도면 됐지” 하면서 적당히 넘어가는 날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오늘은 ‘자기수용’이라는 키워드를, 제 일상에 빗대어 조금 더 솔직하게 풀어보고 싶어요.

자기수용이란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첫걸음

자기수용이란 무엇인가요?

자기수용이란, 완벽하지 않아도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말합니다. 멋진 자기계발서의 한 문장 같죠? 실은 우리 일상에서 금방 잊어버리기 쉬운 말인 것 같아요.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 비로소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Rogers, 1961). 바꿔 말하면, 자기수용은 성장의 출발점입니다. 내 안에 미운 모습, 실수, 게으름까지도 덮어두거나 외면하지 않고, “그래, 이것도 나야” 하고 인정해보는 것.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이런 과정이 쌓이다 보면, 예전처럼 스스로를 괴롭히는 일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아요.

우리는 왜 나 자신을 받아들이기 어려울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라”는 말, 진짜 많이 듣지 않으세요? 듣기엔 멋진데, 정작 나한텐 쉽지 않은 일 같아요. 사실 우리는 성장 과정에서 여러 기준과 기대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좋은 평가, 타인의 시선, 실수하면 혼나는 분위기…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완벽해야 사랑받는다’는 생각이 자리잡게 돼요.

특히 SNS와 비교의 시대를 사는 지금, 남들과 자신을 자꾸만 견주게 됩니다. 나보다 더 잘난 사람을 보면 “나는 왜 저렇게 못하지?” 자책하고, 실수 하나에도 스스로에게 실망하죠. 하지만 이건 우리 모두가 겪는 보편적인 심리 반응이에요.

아래 표는 ‘자기수용’을 가로막는 주요 원인과, 일상에서 흔히 겪는 모습을 정리한 것입니다.

방해 요인 일상에서의 모습 심리적 영향
비교와 경쟁 SNS를 볼 때마다 나만 뒤처지는 기분, 다른 사람의 성취를 부러워함 자존감 하락, 자기비난 강화
타인의 기대와 시선 실수나 부족함을 들키는 게 두려워 행동을 숨김 불안, 자기검열, 완벽주의
과거 경험의 영향 실수나 상처받은 기억에 오래 머물러 있음 자신감 저하, 변화에 대한 두려움
스스로에 대한 비판적 시선 “이 정도도 못 하다니…” 자책하며 마음을 숨김 우울, 자기혐오, 회피

돌아보면 이 중 하나쯤은 다 겪어본 적 있지 않으세요? 아마 대부분이 그렇지 않을까요. 그러니 이건 이상한 게 아니라 아주 자연스러운 마음의 흐름일지 몰라요.

저도 예전엔 SNS를 자주 봤어요. 원래는 비교에 둔감한 편이었는데, 이상하게 인스타그램이 나온 뒤로는 자꾸 흔들리더라고요. 지금 돌아보면, 그때 제 마음이 좀 불안했던 것 같아요. 결국엔 거의 SNS에 들어가지 않았고, 그게 꽤 오래된 습관이 됐어요. 돌이켜보면, 그 선택이 ‘남과 비교 말고, 나한테 집중해보자’는 첫 걸음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내 안의 비판자, 어떻게 다뤄야 할까?

자기수용의 가장 큰 적은 사실 내 안의 ‘비판자’예요. 머릿속에서 자꾸 “넌 왜 이것밖에 못해?”, “또 실수했네?” 하고 다그치는 그 목소리, 다들 익숙하시죠?

이 비판적 목소리는 완전히 없애려고 하기보다, 그 소리에 휘둘리지 않는 연습이 중요해요. 아래는 실제 심리상담에서 많이 쓰는 자기비판 대처법입니다.

🔎 내안에 비판자 다루기 실천, 이런 점이 좋아져요

비판적 생각이 떠오르면, 일단 “잠깐!” 하고 속으로(혹은 작게) 외쳐보기
→ 자동반사처럼 휘둘리기 전에, 한 번 멈추는 연습이 시작됩니다.
내 친구라면 뭐라고 해줄까? 생각해보기
→ 나 자신에게도 조금 더 관대해질 수 있습니다.
비판적 사고를 글로 적고, 내 진짜 마음과 비교해보기
→ 내가 스스로에게 했던 말과 진짜 내 마음이 얼마나 다른지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어요.
“오늘 하루만 덜 비판하자고, 대신 칭찬 한마디 해주자” 마음먹기
→ 마음이 조금은 풀어지고, 내 자신을 응원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힘든 감정이 올라오면, “지금 이런 마음도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여주기
→ 억지로 참지 않고, 나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됩니다.

이런 방법들은 인지행동치료(CBT)나 마음챙김 기반 자기자비 훈련(MSC)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Gilbert, 2009; Neff, 2011).

자기수용 실전 루틴 5가지

잘해보고 싶었어요. 티 안 나게 애쓰기도 했고요. 그런데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건,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더라고요. 조금 덜 몰아붙이고 싶어서, 저는 이런 걸 해봤어요. 거창하진 않아도, 묘하게 힘이 되는 실천들입니다.

  • 오늘 있었던 실수나 아쉬운 점을 적고, 마지막엔 “그래도 괜찮아” 한마디로 마무리해보기
  • ‘지금 이대로 괜찮다’는 말, 진심이 아니어도 그냥 말해보기
  • 남과 비교되는 순간이 오면, “나는 나고, 그 사람은 그 사람”이라고 말해보기
  • 한 번쯤 완벽하지 않은 내 모습, 사진이나 글로 기록해보기
  • 하루 끝에 “오늘 참았던 감정이나 하고 싶었던 말” 한 줄만 솔직하게 써보기

저는 한때 엉망진창 요리 블로그를 운영했어요. 요리를 정말 못했거든요(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요). 그런데 그 이상한 음식 사진들을 남기고 나니까, 웃기기도 하고 재밌더라고요. 그 시절의 저는 분명 엉성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모습이 지금도 좀 귀엽게 느껴져요.

작은 수용이 일상에 가져오는 변화

그렇게 조금씩 실천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 반응이 달라진 걸 느끼게 돼요. 뭔가 크게 바뀐 건 아닌데, 예전처럼 자책하는 시간이 줄고, 마음이 살짝 여유로워지거든요. 아래는 제가 직접 느꼈던, 혹은 주변에서 들었던 '작은 수용의 변화들'입니다.

  • 실수해도 예전처럼 스스로를 막 몰아붙이지 않게 돼요.
  • 남들과 비교하기보단, 그냥 내 속도대로 가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 감정을 억누르기보단 ‘지금 내가 이런 기분이구나’라고 인식하게 돼요.
  • 다른 사람의 서툰 모습도 조금은 덜 거슬려요. 나도 그런 적 있으니까요.
  • 완벽하지 않은 하루도 ‘그래, 이 정도면 괜찮지’ 하고 넘어갈 수 있어요.

자기수용, 흔한 오해와 진실

자기수용이라고 하면 “그럼 그냥 아무 것도 안 하고 멍하게 있는 거야?” 오해하시는 분도 많아요. 하지만 진짜 자기수용은, ‘내 모습 그대로’ 머무는 게 아니라 그걸 인정하고 나아갈 힘을 얻는 과정입니다. 나를 받아들인다는 건, 부족함을 합리화하거나 핑계를 댄다는 뜻이 아니라, 그 순간 내 마음을 솔직하게 인정한다는 뜻이에요. 그래야 새로운 시도나 변화도 조금은 덜 두려워질 수 있거든요. 이는 자기자비 개념을 제시한 크리스틴 네프(Kristin Neff)의 연구와도 연결되며 (Self-Compassion, Neff, 2011) 자기자비가 높은 사람일수록 불안과 우울이 낮고,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자기수용이 쌓이면 자존감이나 자신감도 조금씩 따라와요. 그러니 나에 대해 실망할 때도, “괜찮아. 다들 그렇게 성장하는 거니까” 한 번쯤 말해주는 거, 그게 진짜 시작인 것 같아요.

자주 묻는 질문 Q&A

Q. 자기수용과 자존감은 어떻게 달라요?

자존감은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스스로를 평가하는 마음이고, 자기수용은 ‘괜찮지 않아도, 그게 나야’라고 인정해주는 태도예요. 자기수용이 쌓이면 자존감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Q. 자기수용을 하면 게을러지거나, 그냥 포기하게 되는 거 아니에요?

오히려 반대예요. 내 상태를 솔직히 받아들여야 비로소 변화가 가능해져요. 자기수용은 ‘지금 여기’의 나를 인정하는 것이지, 멈추는 게 아닙니다.

Q. 자기수용은 마음만 먹으면 되나요?

마음만으로는 어렵죠. 자기수용은 ‘연습’이 필요한 마음가짐이에요. 작은 실천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익숙해지는 과정입니다.

Q. 자기수용이 안 되는 날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런 날은 그냥 그렇게 흘려보내셔도 괜찮아요. 모든 날이 수용적일 필요는 없어요. 괜찮지 않은 날을 받아들이는 것도 자기수용의 일부니까요.

Q. 자기수용을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요?

오늘 하루 있었던 실수나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적어보고, 맨 마지막에 “그래도 괜찮아. 다음엔 조금 더 다르게 해보자” 한마디를 붙여보세요. 그 문장 하나가, 내 마음의 방향을 바꿔줄지도 몰라요.

자기수용은 한 번에 완성되는 일이 아니에요. 어떤 날은 내가 참 괜찮은 사람 같다가도, 어떤 날은 또 무너질 수도 있죠. 그럴 때마다 “이런 나도 괜찮다”고 속으로 한 번 중얼거리는 것, 그 작은 연습이 나를 성장시키더라고요.

사실 저는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많이 망설여졌어요. 상담심리를 전공하고 직업상담사로 일하면서 청년들과 상담할 때마다 ‘자기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거든요. 저 자신도 취업을 준비하며 자기이해를 통해 동기부여를 얻었고,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결국 잘 해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자기이해와 동기부여에 관한 블로그를 해보고 싶었지만, ‘아직 나는 부족한데…’ 하는 마음이 자꾸 발목을 잡았어요. 그래도 이참에 다시 공부하면서 천천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드디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면서 떠오른 감정이나 여러분만의 수용 스토리가 있다면, 댓글로 편하게 나눠주세요. 여러분의 한 줄이 또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으니까요.

참고문헌 및 읽을거리

  • Rogers, C. R. (1961). On becoming a person. Houghton Mifflin.
  • Neff, K. D. (2011). Self-compassion: The proven power of being kind to yourself. William Morrow.
  • Brown, B. (2012). Daring greatly. Penguin Random House.
  • Gilbert, P. (2009). The compassionate mind. Constable & Robi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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